나이아신아마이드, 앞면 숫자가 크면 더 좋을까요

세럼 앞면에 5%라고 크게 적혀 있으면 대체 뭐가 5%일까요? 나이아신아마이드겠거니 짐작하기 쉬운데 정작 다른 성분 숫자일 때가 있어요. 앞면 숫자는 들어간 성분 중에 하나만 골라서 크게 적어 둔 거예요. 그 숫자를 어디서 확인하는지, 그리고 4%와 10%가 실제로 뭐가 다른지 짚어 볼게요.
무슨 일을 하나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하는 일은 크게 하나인데 피부 맨 바깥층에서 기름 성분을 만드는 속도를 올리는 일이에요.
이 층은 벽돌담이라고 생각하면 편한데 다 자란 세포가 벽돌이고 벽돌 사이를 메운 시멘트가 지질*이에요. 시멘트가 부실하면 안에 있던 물이 새고 바깥 자극이 그 틈으로 들어와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 시멘트를 찍어 내는 공정을 조금 더 빠르게 돌려 줘요.
*지질: 피부 세포 사이를 채워 주는 세라마이드나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 성분이에요.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요
시멘트가 촘촘해지면 물이 덜 새요. 건조한 사무실에서 오후만 되면 볼이 당기던 게 조금 덜해지는 경로가 바로 이거예요. 수분 세럼을 덧바르는 것과는 방향이 반대라서 물을 위에 얹는 게 아니라 빠져나가는 쪽을 줄이는 일이에요.
피지도 줄어드는데 줄어드는 폭은 작아요. 기름종이 쓰는 횟수가 하루에 한두 번 줄어드는 정도지 지성 피부가 건성으로 바뀌지는 않아요.
잡티는 경로가 한 단계 더 있어요. 색소를 만드는 세포가 따로 있고 이 세포가 만든 색소를 옆 세포로 넘기는데 나이아신아마이드가 그 넘기는 단계를 방해해요. 그래서 지금 막 올라오고 있는 자국은 전보다 덜 진하게 남아요.
반대로 오래 앉은 색소에는 힘이 약해요. 몇 년째 같은 자리를 지킨 기미를 이걸로 지울 계획이면 다른 성분을 봐야 해요.
4%와 10%는 뭐가 다를까요
자료가 가장 두껍게 쌓인 구간은 4%에서 5% 사이예요. 장벽이나 잡티를 놓고 돌린 시험이 이 근처에 몰려 있어서 제품 앞면 숫자가 이 구간이면 무난한 선택이에요.
10%로 올리면 효과도 두 배가 될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두 배로 올라가는 쪽은 자극이라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따가운 반응이 이 구간부터 눈에 띄게 늘어요.
20%를 앞세운 제품도 실제로 팔리는데 20%가 10%보다 두 배 낫다고 볼 근거는 어디에도 안 보여요. 처음 쓰는 사람이 고를 자리는 아니에요.
숫자를 올리는 것보다 기간을 늘리는 편이 훨씬 확실해요.
얼마나 써 봐야 알 수 있나요
8주는 봐야 하고 잡티 쪽은 그보다 더 걸려요.
일주일 쓰고 판정하면 성분이 아니라 끈적한지, 위에 선크림이 잘 얹히는지, 밀려 나오지는 않는지 같은 텍스처를 판정한 거예요. 이런 건 첫날 저녁에도 다 알 수 있는데 정작 궁금한 건 그게 아니잖아요.
시작한 날을 달력에 적어 두고 8주 뒤에 같은 조명 아래서 다시 보면 돼요.
따갑고 붉어지면 적응 기간일까요
그건 아니에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바르고 몇 분 안에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반응이 나올 수 있어요. 뜨겁게 화끈거리면서 붉어지고 목이나 가슴께까지 번지는 사람도 있어요.
농도가 높을수록 더 자주 나오니까 처음부터 10%짜리를 아침저녁으로 바르면 겪을 확률이 그만큼 올라가요.
따가움은 또 다른 문제예요. 이미 트고 갈라진 피부에 얹으면 아린데 장벽이 상한 상태에서 장벽 재료를 밀어 넣는 셈이라 순서가 거꾸로예요. 그럴 땐 며칠 쉬고 순한 크림으로 먼저 덮어 주세요.
붉은 기가 사흘 넘게 가라앉지 않으면 적응이 아니라 안 맞는 거예요. 멈추세요. 붓거나 진물이 나면 그날 피부과에 가세요.
비타민C랑 같이 쓰면 안 되나요
같이 써도 대개 괜찮아요.
같이 쓰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두 성분만 물에 넣고 온도를 올린 오래전 실험실 조건에서 나왔어요. 완제품은 그렇게 만들지 않고 산도를 맞추면서 다른 성분을 여럿 같이 넣기 때문에 그 조건이 그대로 재현되지 않아요.
다만 둘 다 자극이 있는 편이라 같은 날 처음 올리면 뭐 때문에 따가운지 알 수가 없어요. 하나씩 붙이세요. 순서를 나누라는 조언은 여기서 나온 거예요.
성분표에서 찾기
성분표에는 나이아신아마이드라고 적혀 있고 영문 표기는 Niacinamide예요. 니코틴산아마이드로 쓴 제품도 가끔 보이는데 같은 물질이에요.
순서는 대략의 양을 알려 줘서 앞쪽에 있으면 많이 들었다는 뜻인데 순서가 퍼센트까지 알려 주지는 않아요. 성분표 세 번째에 있는 제품이 4%일 수도 있고 1.5%일 수도 있어요.
퍼센트를 알고 싶으면 성분표 옆이나 상세페이지에 ppm이나 퍼센트가 따로 적혀 있는지 보세요. 안 적어 둔 게 잘못은 아니고 적어 둔 쪽이 확인하기 편할 뿐이에요.
제품 두 개로 보면
레이어랩 니오좀 판테놀 5% 세럼은 숫자를 열어 둔 쪽이에요. 성분표에 판테놀 50,000ppm, 나이아신아마이드 40,000ppm이라고 적혀 있고 퍼센트로 옮기면 판테놀 5%에 나이아신아마이드 4%예요.
제품명에 붙은 5%는 판테놀 숫자였고 나이아신아마이드는 4%인데 마침 자료가 쌓인 구간에 들어가요. 앞면 숫자가 어느 성분 것인지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여기서 나와요.
성분표 맨 앞은 미네랄워터와 글리세린이고 세라마이드엔피, 콜레스테롤, 피토스핑고신, 마데카소사이드도 들어 있어요. 미백과 주름 개선 2중 기능성 표시는 배합과 어긋나지 않는데 나이아신아마이드와 아데노신이 한국에서 그 두 기능성을 맡는 대표 성분이거든요. 다만 심사 번호도 등록일도 공개돼 있지 않아서 라벨에 적힌 말을 그대로 받은 수준이에요.
상세페이지에는 6.9배라는 숫자와 1등 배지가 붙어 있어요. 어떤 시험인지, 몇 명한테 했는지, 무엇과 견줬는지가 페이지 어디에도 없어요. 확인할 근거가 없으니 이 두 가지는 그냥 넘기세요.
비플레인 녹두 모공 타이트업 수딩 크림은 반대 경우인데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성분표 여섯 번째에 있고 퍼센트는 안 적혀 있어요. 앞쪽에 있다는 것과 4%라는 것은 다른 정보라서 여기서는 짐작만 할 수 있어요.
향료도 에센셜 오일도 건조한 알코올도 성분표에 없어요. 알란토인, 치자추출물, 황련추출물처럼 붉은 기를 가라앉히는 계열이 대신 들어가요. 다만 상세페이지의 모든 피부용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아요. 나이아신아마이드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사람이 소수 있고 이 배합을 피부에 붙여 본 시험 자료도 없어요.
기능성 화장품 심사를 마쳤다는 문구도 페이지에 있어요. 그런데 같은 제품의 정보 고시표에는 해당 없음이라고 적혀 있어서 두 표기가 서로 어긋나요. 이럴 땐 이 문구를 믿을 자리가 아니에요.
두 제품 다 정상적인 표기예요. 다르게 볼 지점은 하나인데 한쪽은 숫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쪽은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지금 쓰는 제품 성분표를 열어서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몇 번째에 있는지부터 보세요. 퍼센트까지 적혀 있으면 그다음은 8주를 세는 일만 남아요.
이 글에 나온 제품
레이어랩
니오좀 판테놀 5% 세럼
이 제품이 내세우는 광고 문구 5개를 성분표와 공개 자료로 확인해 봤어요. 그대로 받아들일 만한 건 없었어요. 잘해야 일부만 맞는 말이에요.
- 화장품법에 따른 미백·주름개선 2중 기능성 화장품 심사(또는 보고)를 필함
- 장벽 개선 - 니오좀 판테놀 5% 세럼 + 콜세지 수분크림
- 쩍쩍 갈라지는 속당김엔, 6.9배 속보습 장벽개선 판테놀 세럼
- [1등/속보습 장벽개선] 레이어랩 니오좀 판테놀 5% 세럼 50ml
- LAYERLAB은 논문 자료를 근거로 성분, 효능, 효과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일 더 나아질 피부를 위해 연구하는 브랜드로 LAYERLAB의 모든 제품은 남녀 구분 없이 사용 가능 합니다.
비플레인
녹두 모공 타이트업 수딩 크림
이 제품이 내세우는 광고 문구 2개를 성분표와 공개 자료로 확인해 봤어요. 그대로 받아들일 만한 건 없었어요. 잘해야 일부만 맞는 말이에요.
- 모든피부용
- 화장품법에 따른 기능성 화장품 심사(또는 보고)를 필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