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라벨 읽는 법, 그리고 그 숫자가 없을 때

선크림 다섯 개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확인했어요. 그중 셋은 브랜드 자사 페이지 어디에도 차단 등급이 적혀 있지 않았어요.

가이드
흰색 크림 튜브가 서 있고 그 위로 잎사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요.
사진 Nadine Wuchenauer / Pexels

선크림은 앞면의 숫자가 전부인 제품이에요. 그런데 저희가 그 숫자를 가장 자주 못 찾은 것도 선크림이었어요.

손에 든 병에서 사라졌다는 얘기가 아니라, 브랜드가 스스로 올린 페이지에서 못 찾았다는 얘기예요. 아래 다섯 중 셋은 브랜드가 직접 공개하는 어느 화면에도 차단 등급이 없었어요. 판매처가 적어 둔 등급끼리 서로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고요.

차단 등급은 시험을 통과해야만 적을 수 있는 규제 수치예요. 그런 수치를 다루는 카테고리에서 이건 이상한 일이죠. 동시에 어디를 봐야 하는지만 알면 사는 쪽에서 해결되는 문제이기도 해요.

순서대로 확인할 다섯 가지

차단 등급부터, 그것도 브랜드가 관리하는 화면에서 확인하세요. 판매처 상세 항목은 누군가 라벨을 읽고 옮긴 게 아니에요. 마켓 항목은 템플릿으로 채워지고 비슷한 제품끼리 복사돼요. 틀린 경우도 충분히 잦아서 저희는 그걸 사실이 아니라 힌트로 다뤄요.

자외선 차단 성분 목록이 공개돼 있는지 보세요. 실제로 일을 하는 건 이 성분들이고, 스킨케어에서는 드물게 이름이 딱 정해진 짧은 목록이에요. 전성분이 어디에도 공개돼 있지 않으면 무기자차인지 유기자차인지 혼합인지 알 방법이 없어요. 마케팅이 뭐라고 하든 마찬가지예요.

차단 성분이 하나인지 여럿인지 세어 보세요. 징크옥사이드 하나로 가는 처방과 유기 차단 성분 넷을 섞은 처방은 백탁도 질감도 맞는 사람도 달라요. 무기자차와 유기자차가 각각 뭘 하는지 알고 보면 이 목록이 훨씬 잘 읽혀요.

향료와 에센셜 오일이 들었는지도 확인하세요. 선크림은 덧바르는 제품이에요. 한 번 발랐을 때는 괜찮은 향도 하루 세 번이 되면 얘기가 달라져요.

나머지는 맨 마지막이에요. 진정 성분, 장벽 문구, 블루라이트 차단 같은 것들이요. 다 진짜 성분이고 작게나마 뭔가를 하는 것도 맞아요. 다만 그중 어느 것도 등급을 확인할 수 없는 선크림을 고를 이유는 되지 못해요.

에스네이처 아쿠아 365 유브이 선크림

아쿠아 365 유브이 선크림 제품 사진

다섯 중 서류가 가장 깔끔해요.

차단 등급이 브랜드 자사 페이지에 적혀 있고 판매처 표기와 성분 데이터베이스 기록과도 일치해요. 국내 규정상 그 조합은 시험을 통과해야만 적어도 돼요. 그래서 브랜드가 관리하는 화면에 적힌 등급에는 구체적인 의미가 있어요.

차단 성분은 유기 계열 넷이고 전부 목록에 이름으로 올라 있어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앞쪽에 있고 판테놀, 알란토인, 베타글루칸과 히알루론산 셋이 뒤따라요. 향료도 에센셜 오일도 어디에도 없어요. 브랜드가 말하는 가볍고 번들거리지 않는 마무리는 목록에 있는 실리콘 계열 둘이 맡고 있어요. 형용사가 아니라 실제 기전이에요.

대신 페이지에 있는 단어 둘은 무게가 없어요. 저자극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규제상 정의가 없고 여기 옆에 붙은 근거도 없어요. 비건은 아니라고 밝혀진 게 아니라 확인이 안 되는 쪽이에요. 목록에 있는 성분 하나가 제조 방식에 따라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는 원료거든요.

차단 성분: 유기 4종 무향: 예

아토팜 징크 마일드 업 선크림

징크 마일드 업 선크림 제품 사진

차단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까지 적어 둔 제품이에요. 이렇게까지 적는 곳은 거의 없어요.

징크옥사이드가 유일한 차단 성분이고 목록 앞쪽에 구체적인 농도로 적혀 있어요. 등급은 공식 라벨에 있고요. 무기자차를 쓰고 싶은데 함량을 추측하지 않고 확인하고 싶다면, 이 글에 나온 다섯 중에서는 이 제품이 그걸 알려 줘요.

다만 그 함량에는 마케팅이 인정하지 않는 결과가 따라붙어요. 그 농도에 논나노까지 내걸었다면 입자는 백탁이 덜한 쪽이 아니라 더한 쪽이에요. 목록에 그걸 상쇄할 아이언옥사이드나 색소도 없고요. 백탁이 적다는 설명은 받쳐 주는 근거가 없어요.

장벽 쪽 문구는 대부분의 제품보다 잘 기록돼 있어요. 이중 기능성 등록이 있고 시험 기관 이름과 서른세 명이라는 인원, 4주라는 기간까지 적혀 있어요. 목록에 있는 유사 세라마이드가 그 문구를 뒷받침하는 기전이고요. 규모가 작고 대조군이 없고 브랜드가 의뢰한 시험이지만 어쨌든 실재하는 자료예요.

지나칠 이유는 둘이에요. 먼저 에센셜 오일 여섯 종이 목록에 있고 그중에는 세이지 오일도 있어요. 덧발라야 하는 제품에서 예민한 피부에는 맞지 않는 구성이에요. 다른 하나는 브랜드가 자기 채널 두 곳에서 생후 6개월부터 쓸 수 있다고 적어 둔 건데, 소아 시험도 승인도 감수 근거도 어디에도 없어요. 근거 없이 두 채널에 반복되는 문구는 실수보다 나빠요.

차단 성분: 무기 1종 무향: 아니요

닥터지 그린 마일드 업 선 플러스 [SPF50+/PA++++]

이 글에서 시험 자료가 가장 두꺼운 제품인데, 정작 등급은 원출처에서 확인하지 못했어요.

좋은 쪽부터 볼게요. 전성분이 공개돼 있고 읽을 수 있어요. 차단 성분은 징크옥사이드 하나뿐이고 유기 차단 성분은 없어요. 무기자차라는 말이 주장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사실인 거죠. 향료도 에센셜 오일도 없어요. 시험 기관 이름과 대상자 수, 연령대가 붙은 시험도 여럿이에요. 민감성 적합, 알레르기 첩포, 여러 노출 조건까지 다뤘고요. 이 정도면 드물게 좋은 공개예요.

문제는 그 자료가 어디에 있느냐예요. 이 제품은 브랜드가 관리하는 페이지가 저희 수집에서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읽은 건 전부 가격 비교 사이트와 성분 해석 사이트, 에디토리얼 사이트고요. 셋이 등급을 똑같이 적어 둔 건 안심되는 신호예요. 그렇다고 판매처끼리 맞아떨어진 게 라벨을 읽은 결과는 아니고요.

걸리는 대목도 하나 있어요. 마케팅은 성분 둘을 짝지어 소개하는데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성분표에는 그중 하나만 있어요. 두 번째 성분은 이 제품과 맞지 않는 별개의 성분표에만 나와요. 논나노 표기도 설명만 있고 한 번도 보여 준 적 없는 입자 크기 측정에 기대고 있고요.

차단 성분: 무기 1종 무향: 예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제품 사진

이 가이드를 쓰게 만든 제품이에요.

브랜드 자사 제품 페이지에도 홈페이지에도 차단 등급이 아예 없어요. 본문에도, 페이지 메타 정보에도, 페이지 뒤에 깔린 데이터에도 없었어요. 셋 다 확인했고요.

판매처 세 곳이 등급을 적어 두는데 서로 달라요. 그중 한 곳은 나머지 둘보다 낮은 수치를 적어 뒀고요. 바깥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 맞는지, 아니면 둘 다 틀린 건지 알 방법이 없어요.

손이 닿는 범위 어디에도 전성분이 없어요. 차단 성분 목록이 없다는 뜻이고, 무기인지 유기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에요. 판매처가 적어 둔 모든 피부 타입이라는 문구도 평가할 수가 없고요. 아무도 읽을 수 없는 처방에 붙은 전체 적합 문구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확인 자체가 불가능한 문장이죠.

자작나무 라인은 실재하고 사용감 후기도 일관돼요. 다만 그 둘은 선크림을 사는 이유가 되지 못해요.

차단 성분: 미공개 무향: 미공개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선로션

세라마이드 아토 선로션 제품 사진

다섯 중 흔적이 가장 얇아요. 그런데 바깥에서 보면 나머지와 똑같아 보여서 넣었어요.

이 제품은 공식 라벨도 브랜드 운영 페이지도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어요. 돌아다니는 등급은 쇼핑 플랫폼이 자체로 붙인 카탈로그 제목과 소비자 후기 글에서 나온 거예요. 둘 다 라벨이 아니죠. 손이 닿는 자료 어디에도 전성분이 없고요.

브랜드는 실재하고 세라마이드 라인도 실재하고 그 바디 로션은 잘 기록돼 있어요. 다른 글에서 다루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그 기록이 이 제품까지 따라오지는 않아요. 선크림은 브랜드의 평판이 숫자를 대신하지 못하는 유일한 카테고리예요. 그 숫자가 곧 제품이거든요.

이미 쓰고 있고 잘 맞는다면 그건 저희보다 정보가 많은 분의 판단이에요. 저희가 못 하는 건 이 제품이 얼마나 막아 주는지 말씀드리는 부분이고요.

차단 성분: 미공개 무향: 미공개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요

등급은 판매처가 아니라 브랜드에서 사세요. 사기 전에 브랜드 자사 제품 페이지를 열고 그 숫자를 찾아보세요. 없으면 그것도 정보예요.

차단 성분 목록이 공개된 쪽을 고르세요. 선크림이 자기 차단 성분을 이름으로 적어 뒀는지 확인하는 데 10초면 돼요. 평가할 수 있는 제품과 그냥 믿어야만 하는 제품이 거기서 갈려요.

기본이 확인되기 전까지 추가 차단 문구는 넘기세요. 블루라이트, 적외선, 미세먼지, 장벽 문구는 대개 규모가 작은 브랜드 의뢰 시험에 기대고 있어요. 그중 잘 기록된 것들조차 확인 안 되는 등급을 메워 주지는 않고요. 이런 문구가 무너지는 방식은 매대 전체에 몇 가지로 반복돼서, 그냥은 안 사는 수치 다섯 가지로 갈라 뒀어요.

판매처끼리 같다는 걸 확인으로 읽지도 마세요. 상세페이지는 서로 베껴요. 사이트 셋이 같다면 세 곳이 따로 읽은 경우보다 한 출처가 세 번 복사된 경우가 더 잦아요.

자주 나오는 질문

제 손에 있는 병에 SPF50+이 적혀 있으면 된 거 아닌가요

실물 라벨이 최종 근거예요. 거기 등급이 인쇄돼 있으면 그게 원하시는 정보 맞고요. 이 글이 다루는 건 온라인 구매 상황이에요. 병을 손에 들어 보지 못한 채 상세페이지만 보고 골라야 하는데, 그 상세페이지가 누군가 채워 넣은 템플릿인지는 보는 사람이 가를 수 없어요.

PA++++는 어디서나 같은 뜻인가요

PA 등급은 한국과 일본이 쓰는 UVA 차단 표기고 지속형 즉시 흑화 측정을 따라요. 유럽의 UVA 원형 표시와도, 미국 라벨의 브로드 스펙트럼 표기와도 척도가 달라서 그대로 옮겨지지 않아요. 그 글자가 알려 주는 건 UVA 시험이 있었다는 사실까지예요.

무기자차가 유기자차보다 안전한가요

계열로 더 안전한 쪽은 없어요. 무기 차단은 표면에 얹히는 방식이라 유기 차단에 반응하는 피부에 맞고 대신 백탁이 더 보여요. 유기 차단은 대개 화장품으로서 더 매끄럽고요. 대부분은 어느 쪽을 실제로 덧바르게 되느냐가 진짜 관건이에요. 점심때 건너뛰는 선크림이 가장 안 막아 주니까요.

전성분이 없는 선크림도 괜찮을까요

저희는 권하지 않아요. 위 다섯 중 둘이 추천이 아니라 주의로 들어와 있는 이유고요. 차단 성분 목록이 곧 제품이에요. 그걸 공개하지 않는 브랜드는 가장 중요한 걸 그냥 믿어 달라고 하는 셈이죠.

잘 맞는 선크림이 있는데 브랜드 자사 페이지에서 등급을 못 찾으셨다면 제품을 알려 주세요. 같이 찾아볼게요.

이 글에 나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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