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크림은 얼마나 물로 채워져 있나요

대부분이 물이에요. 그리고 성분표는 그 비율을 안 적어요. 첫 자리와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 자리가 대신 알려 주는 것을 정리했어요.

질문

대부분이 물이에요. 그리고 국내 성분표에 물 비율을 숫자로 적어 두는 제품은 없어요. 대신 순서가 있어요. 순서만으로도 원래 궁금했던 건 거의 풀려요.

성분표를 항목 단위로 읽어 둔 제품 중에 첫 자리가 단일 성분으로 깔끔하게 읽히는 게 75종이에요. 그중 66종이 물 계열로 시작해요. 그리고 53종은 그냥 정제수라고만 적혀 있어요.

그래서 재미있는 부분은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 자리에 몰려 있어요. 물이 끝나고 특정 제품이 시작되는 구간이거든요. 아래에서 첫 자리가 왜 그렇게 뻔한지, 그다음 다섯 자리가 뭘 정하는지, 예외 아홉 개는 뭔지 순서대로 볼게요.

왜 첫 자리는 늘 물인가요

성분표는 많이 든 순서로 적어요. 1% 아래로 내려가면 브랜드가 순서를 바꿔도 되지만 그 위쪽은 순서가 곧 양이에요. 그래서 첫 자리가 성분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한 칸이에요.

바르고 두는 수분 제품에서 그 자리는 거의 늘 물이에요. 물을 끌어오는 성분은 녹을 데가 필요하고 유화제는 유화할 상이 필요하니까요.

물이 첫 자리라는 사실이 알려 주는 범위는 좁아요. 물이 제일 많다는 것까지예요. 그게 60%인지 85%인지는 안 알려 줘요.

똑같이 물로 시작하는 두 제품이 전혀 다르게 발릴 수 있어요.

숫자를 옮기기 전에 분모를 봐 주세요. 성분표가 항목 단위로 나뉘어 있는 제품이 98종이고 그중 23종은 원본에서 여러 성분이 한 줄에 이어붙어 있어요. 첫 자리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건 75종이에요. 66이라는 숫자가 나온 모집단이 그 75종이고요.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가 뭘 정하나요

여기가 배워 둘 만한 구간이에요. 제형의 성격이 여기서 갈리거든요.

성분표 98종 전체에서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 자리를 세어 보면 글리세린이 50종, 부틸렌글라이콜이 41종에 나와요. 다음이 1,2-헥산다이올 37종, 다이프로필렌글라이콜 20종, 프로판다이올 18종이에요.

전부 물을 끌어오는 성분이거나 용매예요. 둘 다인 것도 있고요.

그러니까 국내 수분크림 성분표 위쪽은 대체로 물 다음에 작고 물 좋아하는 분자들이 한 덩어리로 붙는 모양이에요. 촉촉함은 그 덩어리가 만들어요. 앞면에 적힌 이름과는 상관없이요. 브랜드가 주인공 성분을 앞세우고 농도를 10억분의 1 단위로 적어 뒀다면 그 위쪽 자리는 그대로 있는 거예요. 히알루론산 개수를 세어 본 글에서 같은 계산이 매번 같은 결과로 나왔어요.

용매가 아닌 성분 중에 이 덩어리를 처음 뚫고 들어오는 게 나이아신아마이드예요. 16종에 나와요. 성분표 위쪽에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있다는 건 브랜드가 그 자리를 실제로 내줬다는 뜻이라 신호로 읽을 만해요.

여기서 쓸 습관이 하나 나와요. 물도 아니고 글라이콜 계열도 아닌 첫 성분을 찾아서 그게 뭔지만 보세요. 제형이 선택을 시작하는 자리예요.

고급 지방 알코올이나 트라이글리세라이드, 식물성 버터면 덮는 쪽이에요. 고분자나 검이면 막을 만드는 쪽이고요. 옆에 숫자가 붙은 활성 성분이면 만든 사람이 의도를 둔 자리예요.

물로 시작하지 않는 성분표도 있나요

75종 중 9종이 그래요. 네 갈래로 나뉘어요.

두 종은 유연제 에스터인 세틸에틸헥사노에이트로 시작해요. 표기만 두 가지고 같은 성분이에요. 한 종은 옥틸도데칸올로 시작하고요. 물이 제일 많은 성분이 아닌 제형이에요.

세 종은 발효물이나 식물 추출물로 열려요. 78%로 적힌 락토바실러스 발효 용해물, 스트렙토코커스 서모필러스 발효 여과물, 토마토열매추출물이에요. 한 종은 글리세린으로 시작하고 나머지 두 종은 파우더나 고형이라 계면활성제와 광물이 앞에 와요.

66종 안에 숨은 다섯 번째 패턴도 있어요. 그 물이 정제수가 아니라 식물 추출수인 경우예요. 쌀겨수, 알로에잎수, 장미꽃수, 해양심층수가 여기 들어가요.

식물 추출수도 무게로 보면 거의 다 물이에요. 브랜드가 그중 하나를 77%로 적어 뒀다면 물 상을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를 말하는 거지 물 위에 성분을 하나 더 얹었다는 뜻이 아니에요. 이 구분이 자주 업그레이드처럼 팔려요. 배합 선택이고 나쁠 것도 없어요. 다만 자리를 바꾼 그 물과 다른 물질은 아니에요.

물이 많으면 보습력이 약한 건가요

아니에요. 그리고 지성 피부에서 이 오해가 제일 비싸요.

점심때 번들거리는데 속은 당기는 피부는 겉에 물이 모자란 상태에 가까워요. 유분이 모자란 게 아니고요. 대부분 물이고 위를 얇게 덮은 제품이 이 문제에 맞는 모양이에요. 되직한 쪽으로 옮기면 당김은 한 시간쯤 잡히고 번들거림은 하루 종일 늘어요.

거의 물인 제품에서 성패를 가르는 건 물이 아닌 나머지예요.

그 나머지가 일을 두 개 해야 해요. 겉에 물을 붙잡는 일은 글라이콜 덩어리가 맡아요. 물이 날아가는 속도를 늦추는 일에는 약간의 몸집이 필요하고요. 두 번째를 통째로 빼면 20분은 좋고 그다음엔 원래 자리로 돌아와요.

그래서 제형 이름도 읽을 값어치가 있어요. 젤 크림과 로션이 둘 다 물로 시작해도 착지가 다른 이유는 덮을 수 있는 양이 구조에서 정해지기 때문이에요. 첫 줄이 정하는 게 아니고요.

매대에서 바꿀 습관

첫 자리는 그만 읽어도 돼요. 뭐라고 적혀 있을지 이미 아니까요.

두 번째부터 읽어서 용매가 아닌 게 나올 때까지만 내려가세요. 세네 줄, 10초예요. 앞면 문구가 알려 줄 생각이 없던 것까지 알게 돼요.

그다음엔 숫자가 어디든 적혀 있는지만 확인해요. 농도를 공개한 브랜드는 반박할 방법을 같이 준 거예요. 주인공 이름만 적고 숫자를 안 적었다면 답을 준 게 아니라 질문을 열어 둔 거고요.

둘 다 화학 지식이 필요 없어요. 그리고 둘 다 매장에서 실제로 돼요.

자주 나오는 질문

성분표만 보고 물 비율을 알 수 있나요

성분표만으로는 안 돼요. 많이 든 순서는 순위지 양이 아니고 국내 표시 규정에 물 비율을 적을 의무도 없어요. 한 성분 옆에 퍼센트가 적혀 있으면 그 숫자만 확인 가능하고 나머지 줄은 여전히 순위예요.

묽은 텍스처가 곧 물이 많다는 뜻인가요

비슷하지만 갈릴 때가 있어요. 점증제를 쓰면 물이 많아도 되직하게 만들 수 있고 얇게 퍼지는 에스터를 쓰면 물이 적어도 묽게 느껴져요. 텍스처는 만든 사람이 정한 값이고 함유량은 순서가 암시하는 값이에요.

거의 물인 제품에 돈을 쓰는 게 맞나요

물이 아닌 나머지와 그걸 안정하게 붙잡아 두는 작업에 값을 치르는 거예요. 그건 정당해요. 정당하지 않아지는 지점은 그 나머지를 10억분의 1 단위로 적어 두고도 앞면에서 그 성분을 앞세울 때예요.

세럼과 토너에도 같은 이야기인가요

더 세게 적용돼요. 그쪽은 물 쪽으로 한 칸 더 가 있어서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 자리가 제품 간 차이를 더 많이 지고 있어요. 지성과 복합성 수분크림 목록을 읽을 때 쓰는 습관 그대로 쓰면 돼요.

지금 쓰는 제품으로 연습해 보고 싶다면 뒷면 앞 여섯 성분만 알려 주세요. 나머지 줄이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같이 짚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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