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스킨케어 순서, 뭘 먼저 발라야 할까요

세면대 위에 놓인 화장품 여러 개 쪽으로 손 하나가 뻗어 있어요.
사진 Ron Lach / Pexels

순서는 묽은 것부터 되직한 것이에요. 아침이면 선크림이 맨 마지막이고 그 위에 올라가는 건 메이크업뿐이에요. 단계를 몇 개로 짤지 고민하는 분이 많은데 사실 개수보다 이 방향 하나를 지키는 쪽이 훨씬 중요해요. 되직한 걸 먼저 올려 버리면 그 위에 바른 게 갈 곳을 잃거든요.

왜 묽은 것부터인가요

실리콘이나 오일, 왁스처럼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덮어 주는 성분은 대개 크림과 밤 쪽에 들어가요. 이 막은 안에 있는 물을 붙잡아 두라고 넣은 건데 방향을 가려서 막지는 않아요. 나중에 얹은 물 같은 층도 똑같이 밀어내요.

그래서 세럼을 크림 위에 바르면 상당량이 겉에서 그냥 마르거나 손과 옷깃에 묻어 나가요. 순서를 통째로 외우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손끝에 조금 올려 봐서 물처럼 흐르면 먼저 바르고 미끈하게 남으면 나중에 바르면 돼요.

토너처럼 물에 가까운 제형이 루틴 맨 앞에 서는 이유도 정확히 같아요. 제형이 무거워지는 순서대로 줄을 세운다고 생각하면 단계가 몇 개든 헷갈릴 일이 없어요. 토너를 두 종류 겹쳐 쓸 때도 같은 기준으로 묽은 쪽을 먼저 올리면 돼요.

아침에는 어떤 순서로 바를까요

아침 루틴은 밤보다 짧아도 괜찮아요. 자는 동안 얼굴에 쌓이는 건 피지와 땀 정도라서 아침에 씻어 낼 것 자체가 많지 않거든요. 아래 여섯 단계가 기본형이고 이 중에서 통째로 빼도 되는 자리는 3번과 4번이에요.

  1. 미온수 세안, 또는 순한 클렌저
  2. 토너
  3. 세럼이나 앰플
  4. 아이크림
  5. 수분크림이나 로션
  6. 선크림

3번과 4번을 뺀 네 단계만으로도 아침 루틴은 충분히 성립해요. 다만 선크림은 예외 없이 마지막이에요. 위에 뭔가를 더 올릴수록 자외선을 막는 층이 그만큼 흐트러져서 순서를 지킬 가치가 있는 몇 안 되는 자리예요. 메이크업은 선크림이 피부에 자리를 잡고 나서 시작하는 편이 좋고 급할 땐 이삼 분만 기다려도 밀리는 정도가 달라져요.

밤에는 뭐가 달라지나요

밤 루틴에서 달라지는 건 사실상 앞쪽 하나이고 씻는 단계가 한 번 더 붙어요. 선크림과 메이크업은 물이나 폼만으로는 잘 지워지지 않아서 클렌징 오일이나 밤으로 한 번 녹여 낸 다음에 폼으로 한 번 더 씻어요. 이 두 번이 밤 루틴에서 아침과 가장 크게 갈리는 자리예요.

씻고 난 다음 순서는 아침과 같은데 선크림 자리가 비어서 마지막이 크림이에요. 레티놀이나 산 성분을 쓴다면 세럼 자리에 들어가요. 밤에만 쓰라고 적힌 성분은 그 말대로 밤에만 쓰는 편이 안전해요.

아이크림은 어디에 넣나요

아이크림도 제형을 손끝에 올려 보고 정하면 되는데 묽으면 수분크림 앞이고 되직하면 뒤예요. 시중 아이크림이 얼굴 크림보다 되직한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는 뒤쪽에 서는 일이 더 잦아요. 이 질문의 답은 사실 여기서 끝이에요.

순서보다 신경 쓸 건 양이에요. 눈가 피부는 얼굴에서 가장 얇은 축이라 되직한 크림을 두껍게 올리면 다음 날 아침에 부어 있는 일이 생겨요. 아이크림을 따로 사지 않고 얼굴에 바르는 크림을 눈가까지 얇게 펴 바르는 것도 틀린 방법은 아니에요.

나이아신아마이드랑 비타민C는 같이 못 쓰나요

같이 써도 돼요. 둘을 섞으면 안 된다는 말은 두 성분을 높은 온도에 오래 둔 실험 조건에서 나온 이야기라 요즘 화장품에 그대로 옮겨 붙이기는 어려워요. 애초에 얼굴 위 온도가 그 실험 조건 근처까지 올라가는 일도 없고요.

다만 발랐을 때 따갑다면 나눠 쓰는 쪽이 편해요. 비타민C는 아침에 바르고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밤으로 갈라 보면 자극이 겹치는 구간이 아예 사라져요. 굳이 한 루틴에 다 넣는다면 산도가 낮은 비타민C 쪽을 먼저 발라요.

이럴 땐 순서가 달라져요

각질 제거 제품은 순서보다 빈도 문제예요. 산 성분이 든 토너나 패드를 쓴 날에 레티놀까지 같이 올리면 다음 날 얼굴이 화끈거린다는 이야기가 흔해요. 둘 중 하나는 다른 날로 미루는 편이 안전하고 얼마나 자주 해도 되는지는 각질 제거 주기를 정리한 글에 따로 적었어요.

건조한 실내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일수록 물 같은 층 뒤에 덮는 단계를 빼면 안 돼요. 히알루론산 세럼만 바르고 끝냈을 때 오히려 더 당기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이럴 땐 단계를 줄이는 게 아니라 마지막 한 겹을 더하는 쪽이 맞아요.

순서를 다 지켰는데도 겉돌거나 밀린다면 그건 순서가 아니라 조합 문제예요. 지금 쓰는 걸 늘어놓고 어디서 막히는지부터 같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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